언어는 문명의 초석이자 사람을 묶어주는 끈이며 모든 분쟁의 첫 무기다.
테드 창의 SF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컨택트는 외계에서 온 미확인 물체들로 혼란에 빠진 지구를 위해 외계 생명체와 소통하려는 지구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며 루이스 뱅크스 박사 역에 에이미 아담스와 과학자 이안 도넬리 역에 제레미 레너가 연기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2개의 비행물체(쉘). 세계 곳곳에 위치한 미확인물체로 세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 세계의 다양한 장소의 상공에 떠있는 외계 비행물체. 그들은 누구이고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왔는지 알아내야 한다. 많은 국가에서 비행물체를 관찰하고 연구하기 위해 군사를 보내기도 하고 과학전문가들을 보내기도 한다. 미 육군 웨버는 몬테나 상공의 비행물체를 확인하고 그들이 보내는 이상한 신호들을 해독하기 위해 언어학자 루이즈와 물리학자 이안이 쉘 안으로 보낸다. 18시간마다 아래쪽에서 문이 열리는 비행물체 쉘에서 이들은 15시간 내에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 언어 학자인 루이스는 외계 언어를 해독하기 위한 통역사로서의 임무를 맡게 된다. 루이스와 이안은 쉘안에서 다리가 7개인 외계인을 만나다. 처음엔 영어로 소통하며 전혀 알아듣지 못하다가 외계인의 다리가 7개라는 것에 착안해 그들의 언어 습관을 알아차린다. 이안은 나레이션을 통해 7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문어같이 생긴 그들의 원형에 착안해 헵타포드라는 명칭을 붙였다는 점과 그들의 언어는 앞뒤가 존재하는 인류의 방식인 선형이 아니라 비선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루이스와 이안은 코스텔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헵타포드의 복잡한 문자 언어를 연구해 그 연구결과를 다른 나라들과 공유한다. 외계 생명체의 한마디를 해석하기 위해 각 나라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해석결과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인류에게 적대적인지 우호적인지에 대해 불안한 사람들은 정부의 방식을 답답해하고 시위와 폭력사태가 일어나 불안은 커져만 간다.
당신 인생을 전부, 처음부터 끝까지 알 수 있다면, 그걸 바꾸겠어요?
서로의 언어를 익혀가던 중 루이스는 왜 왔는지 묻게 되고 외계인에게서 '무기를 주다' 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 중국과 다른나라는 이것을 무기를 사용한다고 해석하고 무기를 주겠다는 단어 그대로의 뜻인지 무기를 받치라는 뜻인지, 무기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인지 세계 여러나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루이스는 수단이나 생활 속에서 대화와 소통에 필요한 도구 개념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루이스는 외계어 자체 보다 그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상대의 언어습관과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없이는 상대가 외계 생명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오해와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무기를 주다' 라는 외계 생명체의 단어는 '선물'로 해석되면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구를 구하는데 성공한다. 어쩌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새로운 외계 생명체를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말이 통하지 않는 그 생명체는 모두 외계인처럼 서로 다른 언어체계와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에 우리는 모두 다른별에서 온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영화 컨텍트는 이렇듯 소통의 중요성과 생명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으며 루이스의 언어 해석 과정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겪었던 괴로운 일들을 돌아보게 되며 지금의 현실과 미래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인간 성찰을 하게 되는 기회를 주었다. 삶과 죽음,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는 주인공의 여정을 미래와 과거가 교차하는 모호한 구조로 스토리가 표현되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