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트레일러에 사는 엄마와 래빗. 소외받은 계층은 생존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된다. 이런 계층 빈민 흑인들에게 힙합은 탈출구이자 삶의 에너지였던 시절이다. 자동차 부품공장에 다니며 저녁에는 스트레스 해소할 클럽에 가야하니 갈아입을 옷이 필요한데 그 옷을 검정 비닐에 넣어다닐 정도로 열악한 가정환경이다. 그래도 개성있는 흑인 친구들이 주인공 래빗(별명)의 랩 재능을 인정해주고 의욕을 복돋아 준다. 그나이 또래들의 단순하면서도 애틋한 자신들의 주변 환경의 이애기를 랩속에 녹아들게 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로 흑인들이 많이 모여드는 디트러이트 313번가 셀터라는 클럽에서 레퍼들의 경쟁을 통해서 주인공이 여자친구와의 이별, 외로운 엄마의 복잡한 사생활, 자신을 괴롭히는 가정환경에 대한 상대 래퍼 진영의 야유에 굴하지 않고 의리있는 클럽 사회자 카리스마적 인물인 퓨쳐, 몽상가 솔 등 또래 친구들과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며 자신의 재능을 꿋꿋하게 키워가는 영화다. 그들은 언젠가 성공하리라는 이곳 빈민가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밤이 되면 디트로이트 힙합 클럽에 모여 꿈을 키운다. 랩이라는 음악장르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고 리듬있는 시와 스토리, 일상의 희노애락이 랩의 가사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격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최고의 래퍼 결승전에서 래빗은 자신의 암울하고 슬픈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노래한다. 주변의 변변치 못하지만 의리있고 재밌는 친구에 대해 노래하고 자신은 엄마의 낡은 트레일러 집에 얹혀 살며 최근 사귄 여자친구는 바람이 났지만 자신은 여기서 당당히 외친다고 이런 프리월드 랩 따윈 꺼지라고 산전수전 다 겪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당당함을 랩으로 읊는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끝없는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을 자신있게 노래하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다.
나의 역사는 내가 만든다.
2003년 개봉한 커티스 핸슨 감독이 연출한 영화 8마일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전설적인 랩퍼 에미넴이 데뷔전 빈민가에 살며 랩배틀에 참여했던 언더그라운드 시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되었다. 오직 자신의 꿈 하나만을 믿고 열정으로 살아온 그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이다. 미국의 한 빈민가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곳은 한 때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업의 도시였으나 독일, 일본이 자동차 산업으로 치고 올라와 현재는 빚더미에 쌓인 빈민도시가 된 디트로이트 이다. 주인공 래빗은 이곳에서 자동차 강판을 만드는 일을하는 생산직 노동자이다. 래빗에게는 꿈이 있는데 그것은 랩퍼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인종의 계급사회에서 가장 우위 계급을 백인이라고 생각하는 인종차별이 존재했는데 유일하게 흑인소울이라 이야기 하며 힙합이 흑인의 전유물로 알려지던 시기가 있었다. 백인이 거의 유일하게 하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힙합분야. 백인이었던 그가 음악을 한다는 것은 당시 흑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힙합동네에선 무시 당할 일이었다. 공장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가는 래빗에게는 꿈을 이룰만한 환경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한가지 방법은 랩배틀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랩 배틀은 주로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이루어진다. 리듬에 맞춰 상대방을 공격하고, 가장 재치있게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승자가 되는 것이다. 어느날 래빗의 친한 친구인 퓨처의 도움으로 셸터라는 클럽에서 열리는 랩배틀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래빗은 첫 참가이기도 하고 흑인들 사이에서 유일한 백인이라는 부담감과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던 래빗에게 친구 윙크의 추천으로 홍보용 데모 앨범을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된다. 래빗에게는 여자친구 알렉스가 있었는데 친구 윙크와 바람이 난걸 목격하고 몸싸움을 벌인다. 그래서 데모 앨범의 계획이 무산되어 버리고 윙크는 래빗과 싸우고는 프리월드 크루로 옮겨버린다. 윙크는 프리월드 크루들을 데려와 래빗을 집단 구타하기까지 하는데 친구 윙크, 데모 앨범 재작의 기회와 여자친구 마저도 잃어버린 래빗은 상실감에 빠져있었고 그러던 중 알렉스가 찾아와 작별인사를 하며 프리월드 크루 이야기를 꺼낸다. 자극받은 래빗은 쉘터 클럽으로 찾아가 랩배틀을 하게 된다. 랩 배틀 모든 라운드에서 지미는 프리월드 크루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라운드에서 래빗은 라이키티-스플라이트와 로또를 가볍게 이기고 파파 독과 대결을 한다. 결승전의 상대 파파 독은 프리월드의 리더이자 랩배틀 챔피언이다. 래빗은 파파 독이 본인을 어떻게 공격할지 미리 파악하고 자신은 백인 쓰레기이며 엄마와 트레일러에 살고 여자친구도 빼앗기고 프리월드 크루들에게 두들겨 맞은걸 인정해버린다. 그리고 파파독의 약점을 찾아 그는 양부모 가정에 부유한 교외에 살고 사립학교를 다니고 실제 이름은 클라렌스라고 폭로하여 갱스터 이미지를 무너뜨려 버린다. 파파독은 당황해서 한마디 반박도 못하고 패배를 인정하며 마이크를 퓨처에게 넘긴다.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래빗은 쉘터의 챔피언이 된다. 퓨처가 이제 같이 랩 배틀을 주선하자고 제안을 하지만 래빗은 내 할 일을 하러 가야 된다면서 일을 하러 직장으로 돌아간다. 꿈과 현실의 괴리감 속에서 어떻게든 견뎌야 하는 우리의 삶. 현실이 시궁창이라고 해서 기회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로 답을 찾기 위한 고뇌의 여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