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국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코맥 메카시 작가가 2005 년에 쓴 소설을 원작으로한다. 사실 이 작품은 영화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코엔 형재가 2007 년에 만든 영화이다. 영화는 제 80 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을 수상했다.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한 것만 보아 작품력은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하비에르 바르뎀은 살인마 역할을 너무나도 자연스러우면서도 무섭게 잘 표현해낸 덕에 아카데미를 거머쥘 수 있었다. 미국의 텍사스, 사막에서 사냥을 하던 르웰린 모스는 마약 거래를 하다가 총격전이 벌어진 뒤 시체들이 가득한 사건 현장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총을 수거하던 르웰린은 아직 살아 있는 남자를 발견한다. 죽어가는 그 남자는 물을 달라고 부탁하지만 르웰린은 물은 없다며 그를 지나쳐간다. 사건 현장을 살펴보던 르웰린은 200만달러가 든 가방을 발견하고 가방과 총을 가지고 집으로 온다. 아내와 함께 트레일러에서 살았던 그에게 200 만 달러는 너무나도 큰 돈이었다. 검은돈인 것을 알면서도 이내 행운으로 여기고 그 돈에 탐욕을 부린다. 잠을 깬 르웰린은 어리석은 짓인 줄 알면서도 죄책감에 물을 가지고 사건 현장으로 다시 간다. 그런데 그 돈은 검은돈이었던바, 돈에는 위치추적기가 있었다. 그리고 마침 사건 현장을 찾은 괴한들에게 추적당한다. 가까스로 괴한들의 추적을 피한 르웰린은 부인 칼라 진 모스를 친정으로 보내고 차를 렌트해 도망간다. 멕시코 갱들에게 르롤린의 암살을 의뢰받은 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가 등장해 르롤린을 쫓기 시작한다. 안톤 시거는 무기로 개조한 산소통을 들고 다니며 내키는 대로 사람들을 죽인다.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당신이 죽는 이유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한편 살인마 안톤 쉬거는 경찰을 수갑 찬 채로 목 졸라 죽이고 경찰서를 유유히 빠져나간다.그는 총 대신 산소통을 들고 다니며 그것으로 살인을 하고 자물쇠도 날려버린다. 르웰린은 모텔에 숙박할 때마다 치밀하게 돈 가방을 숨기지만 안톤은 돈 가방에 든 추적 장치를 통해 르웰린의 뒤를 쫓아간다. 그리고 은퇴를 앞둔 늙은 보안관 에드 톰 벨이 사건을 맡아 조사해 나간다.
모든 행운에는 피의 대가가 뒤따른다.
르롤린이 훔친 돈 가방에 담긴 추적기를 통해 르롤린이 위치한 모텔에 도착한 안톤 시거. 안톤 시거의 존재를 눈치 챈 르롤린은 안톤 시거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안톤 시거에게 상대가 되지 않음을 감지한 르롤린은 서로에게 피해만 입힌 채 달아난다. 르롤린과 안톤 시거가 남긴 사건 현장을 둘러보던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은 평범한 범죄 현장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다. 그리고 벨은 르롤린이 살인마에게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벨은 르롤린을 구하기 위해 사건을 수사하며 둘을 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어처구니 없이 생을 마감하게 된다. 마약 브로커가 보낸 갱스터들이 장모님을 통해 위치를 알게되었고, 너무나도 쉽게 죽는다. 당황스러운 것은 그의 생존 과정에서는 생생하게 묘사하던 영화가 그의 마지막에 있어서는 불친절하리만큼 간단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것이다. 엄청난 살인마 포스를 풍기던 쉬거의 마지막도 해피하진 않았다. 르웰린의 아내를 처치한 뒤 차를 타고 가다가 어이없이 교통 사고를 당한다. 너무나도 강하게 당한 교통사고로, 누군가 자객을 보내 일부로 한 것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큰 사고였다. 그러나 악마답게 그는 여기서도 살아 나왔고, 뼈가 튀어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덤덤하게 응급 처치를 한뒤 달아난다. 특히 에드톰벨은 극중에서도 가끔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얘기들을 한다.극중에는, 실제로 전쟁에 참전까지 하였던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과거들을 회상하는 듯한 대사들을 종종 한다. 또한 나이 있는 사람들도 많이 나온다. 전쟁까지 참전하였고,나이도 많으니, 인생의 경험 또한 많다. 우리 사회에서는 보통 이런 사람들을 "지혜로운" 사람(=보통은 노인들)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이런 지혜로운 사람들.보통은 인생의 연륜이나 관록이 많은 노인들조차도.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는데. 그러한 존재가 바로 싸이코살인마 바르뎀이다.아무리 인생의 경험이 많은 노인들조차도.그저 동전던지기 하나로 자신의 생사가 결정된다는것. 그래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것.
세월은 막을 수 없는거야. 너를 기다려주지 않을거고. 그게 허무야.
영화에서는 어떤 노인은 차량이 고장난 하비뎀을 도와주려고 지나가다가 굳이 자신의 차를 멈추고 호의를 베푼다.차가 방전되었냐고.자신의 차와 연결해서 점프뛰어 주겠다고 그런 노인을 하비뎀은 이유없이 살해한다. 어떤 상점에 들어간 하비뎀은 친절한 노인에게 굳이 동전던지기로 생사를 정하자고 한다. 이처럼. 인생을 많이 살아봐서. 별의별일을 다 겪어 봤다고. 뻔하지 뭐 라고 말하는 노인들에게조차도.이런 예상치 못한. 하루아침에 날벼락이 올수도 있는거다. 그래서 이세상은 그런 노인들조차 편하게 살수 있는 세상이나 나라는 없고.세상에 예측가능한일은 없다라는게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다. 제목에서 뜻하는 ' 노인'은 오랜시간 살아오면서 삶의 지혜를 갖고 있는 현명한 사람을 뜻한 다. 어찌보면 또 다른 주인공 중 하나인 보안관이 이에 해당할 수도 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제아무리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여 모든 것을 예상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예측 불가 능한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컨트롤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상식으로 어떠한 행동이 이루어지기 보다 바르뎀이 던지는 동전처럼 램덤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혜롭고 나이가 많아서 온갖 인생경험을 다해본 노인들의 입장에서도 전혀 예측불가능한 살인마인 하비뎀. 살인을 하고 돌아가는길에 이사람 역시 너무나 허무하게 과속도 아니고, 신호위반도 아니고 그저 지나가는차에게 교통사고를 당한것이다. 누가 하비뎀을 죽여달라고 의뢰한것도 아닌데 말이야. 노인들이 예측불가능한 하비뎀 역시도 예측불가능한 일로 너무나 어처구니 없이 사고를 당한것이다. 1980 년대에 미국에서 극악범죄의 발생이 많았다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도 묻지마 범죄등 강력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인과관계가 명확한 일들이라면 예측이라도 할 수 있는데, 묻지마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영화와 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 요즘들어 젊은 사람들의 도덕과 윤리가 부족하여, 이전보다 사회가 각박해진 것처럼 표현하는 구절이 있다. 그런데 1980 년대의 요즘것들이 버릇이 없듯, 기원전 수메르 시대에 쓰인 점토판 문자에도 " 요즘 젊은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즉,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어른들이 보았을 때에는 젊은 사람들이 다소 부족해 보였던 것이다. 따라서 세대를 나누어 생각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도덕과 윤리를 신경써야하지 않을까? 영화 노인을 위한나라는 없다에서는 권선징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사회를 비판했다. 비록 영화에서처럼 사회적 안전장치는 오늘날에도 부족 할 수 있을지라도, 인간 스스로 자제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 사건이 발생해 서로 대치중인 상황은 물론이고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관객들을 압박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영화에 ‘배경음악’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한 두 장면 음악이 삽입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작은 소리라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영화는 긴장의 고조되는 부분에서도 음악을 사용하지 않는다. 박진감 넘치는 긴장감과 지독히도 냉장하게 인생의 허무를 고발하는 영화다.